Life In Story

☆ 전술천재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을 맡고 있는 33세의 젊은 감독. 나겔스만은 메시와 수아레즈와 동갑으로 알려져있다.

메시는 선수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무릎부상으로 일찍 선수생활을 접은 나겔스만은 천재 감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앞으로의 나겔스만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실 2019/20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 라이프치히와 AT마드리드의 경기 결과를 쉽게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완벽을 기하는 시메오네 감독과 이제 막 전술을 만개한 젊은 나겔스만 감독의 대결은 명승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누가 누구에게 이길것이다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 것이다. 무리뉴의 토트넘과 시메오네의 AT마드리드를 넘은 나겔스만의 다음 상대는 누구일까?

 

▲ 라이프치히, 아틀레티코전 2-1 승

▲ 라이프치히, 전반 비대칭 포백 가동 & 후반 맞춤형 전술 변화

▲ 나겔스만, 무리뉴의 토트넘 이어 시메오네 아틀레티코에 승

▲ 나겔스만, 최연소 챔피언스 리그 기록들 연달아 수립

 

천재 감독으로 불리는 율리안 나겔스만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유연한 전술을 구사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최연소 준결승 진출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RB라이프치히가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주제 알발라데에서 열린 아틀레티코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시메오네 감독은 언제나처럼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디에고 코스타와 마르코스 요렌테가 투톱에 포진했고, 코케와 야닉 카라스코가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으며, 사울 니게스와 엑토르 에레라가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 헤난 로디와 키어런 트리피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호세 히메네스와 스테판 사비치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코케는 원래 중앙 미드필더 출신인 만큼 오른쪽 측면에 배치됐음에도 중앙으로 좁혀서 플레이했다. 당연히 아틀레티코는 전반 내내 카라스코와 로디 중심의 왼쪽 측면 위주로 공격을 전개했다. 실제 아틀레티코의 전반전 공격 방향 비율은 왼쪽 측면이 무려 63.9%에 달했다. 반면 오른쪽 측면 공격은 18.5%에 불과했고, 중앙 공격은 17.6% 밖에 되지 않았다. 

 

 

 

 

 

 

 

 

니겔스만 감독은 3-4-2-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 원톱으로 유수프 포울센이 나섰고, 2선엔 다니 올모와 크리스토퍼 은군쿠가 포진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케빈 캄플과 마르첼 자비처가 허리 라인을 구축했고, 앙헬리뇨와 콘라드 라이머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다요트 우파메카노를 중심으로 마르첼 할슈텐베르크와 루카스 클로스터만이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다.

 

 

 

 

 

 

 

 

 

기존적인 전형은 3-4-2-1 이었으나 실질적인 움직임은 아틀레티코의 전술 스타일에 맞게 비대칭 4-2-3-1처럼 움직였다. 클로스터만은 측면으로 벌리면서 카라스코의 돌파를 저지했다. 이를 통해 수비적인 측면 수비수 역활을 맡다시피 했다. 반면 앙헬리뇨는 왼쪽 측면을 밟고 다니면서 수비시엔 아래로 내려와 포백을 형성했고, 공격 시엔 윙처럼 올라가서 측면 공격을 주도했다.

 

라이머는 로디가 오버래핑을 올라올 땐 측면 커버를 해주면서도 공격 시엔 중앙으로 좁히면서 중원 싸움에 힘을 실어주었고, 자비처는 측면으로 빠지면서 오른쪽 측면 공격을 주도했다.

 

 

 

 

 

(▽하비처와 클로스터만의 히트맵 참조▽)

 

전체적으로 라이프치히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선제골이 들어가기 이전까지였던 50분 (후반5분) 경까지 라이프치히는 점유율에서 아틀레티코에게 54대36으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다만 주포였던 티모 베르너가 첼시로 떠났기에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던 라이프치히였다.

 

 

 

하지만 꾸준하게 공격을 감행한 끝에 라이프치히 쪽에서 먼저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5분경 자비처가 측면으로 빠지자 중앙으로 이동해온 라이머가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었다. 이를 자비처가 크로스를 올렸고, 패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간 올모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할슈텐베르크를 시작으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전원 그것도 심지어 상대 진영에서 18번의 패스를 주고 받은 끝에 기록한 골이다.

 

 

 

 

 

 

 

 

 

다급해진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3분경, 에레라를 빼고 주앙 펠릭스를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이를 통해 코스타와 펠릭스가 투톱을 형성했고, 코케가 중앙 미드필더로 이동했으며, 요렌테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내려왔다.

 

 

 

 

 

이는 주효했다. 펠릭스가 드리블로 휘저으면서 라이프치히 수비진에 부담을 안겨주었다. 특히 자주 왼쪽 측면으로 빠지면서 로디-카라스코와 함께 공격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펠릭스가 드리블로 치고 가다가 코스타와의 이대일 패스를 통해 패널티 박스 안에 침투해 들어가선 클로스터만의 파울을 유도해냈다.

 

결국 펠릭스는 본인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을 허용하자 나겔스만 감독은 곧바로 라이머를 빼고 타일러 아담스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전형적인 3-4-2-1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오른쪽 측면 수비를 아담스에게 전담시키면서 클로스터만이 중앙 수비에 집중한 것. 이를 통해 수비 숫자를 늘리면서 펠릭스 제어에 나선 것. 당장은 수비를 안정화시키면서 아틀레티코로 넘어가는 경기 흐름을 끊겠다는 포석이었다.

 

 

 

 

 

 

 

 

이를 통해 경기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나겔스만 감독은 후반 37분경, 승부수를 던졌다. 올모와 은쿤쿠를 빼고 공격수 파트릭 쉬크와 중앙 미드필더 아마두 하이다라를 교체 출전시킨 것. 이와 함께 라이프치히 포메이션은 3-5-2로 전환했다.

 

 

 

 

 

 

 

기존 원톱에서 투톱으로 공격을 전개하자 아틀레티코 중앙 수비수들은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라이프치히의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트리피어가 하프라인 지점에서 하이다라에게 태클을 감행한 게 실패한 상태에서 하이다라의 백패스를 받은 할슈텐베르크의 전진 패스를 자비처가 영리하게 트리피어가 없는 측면으로 원터치 패스를 내주었다.

 

이를 오버래핑해 올라온 앙헬리뇨가 받자 아틀레티코 중앙 수비 두명은 라이프치히 투톱을 의식하면서 내려왔다. 여기서 앙헬리뇨는 투톱이 아닌 뒷쪽으로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오버래핑해 올라온 아담스가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수비 맞고 굴절된 골이었기에 다소 행운이 따르긴 했으나 전술 변화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결승골이 터져나오자 나겔스만은 추가 시간에 자비처를 빼고 멀티 수비수 노르디 무키엘레를 투입하면서 잠그기에 나섰고, 이대로 경기는 라이프치히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나겔스만이 지략 싸움에서 시메오네에게 완승을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는 상황에 따라 상대 맞춤형 전술로 유연하게 전환하면서 아틀레티코를 공략해 나갔다. 주포 베르너가 없었음에도 일구어낸 성과였다.

 

라이프치히가 이처럼 유연하게 전술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던 데에는 선수들 상당수가 멀티 포지션이라는 데에 있다. 라이머는 원래 중앙 미드필더 출신이지만 측면 수비수와 측면 미드필더 역활까지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자비처는 원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으로 측면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까지 도맡고 있다. 클로스터만과 할슈텐베르크는 원래 측면 수비수 출신이지만 180cm 후반대의 큰 키를 바탕으로 중앙 수비수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에 더해 캄플은 미드필더 전지역을 모두 맡을 수 있고, 은큰쿠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왼쪽 측면 미드필더는 물론 왼쪽 측면 윙백까지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올모는 2선 미드필더 전체와 가짜 9번 역활도 수행하고, 포울센 역시 1경기 밖에는 되지 않지만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역활을 수행한 적이 있다. 앙헬리뇨는 왼쪽 측면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선수다.

 

심지어 교체 출전한 아담스는 측면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수행하고, 하이다라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심지어 무키엘레는 수비 전지역에 더해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커버할 수 있는 선수다. 라이프치히에서 이 경기에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들 중 우파메카노 한명을 제외하면 전원 나겔스만 하에서 다양한 역활들을 수행한 바 있다.

 

 

이미 나겔스만은 챔피언스 리그 역대 최연소 본선 감독이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이에 더해 그는 최연소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최연소 8강을 거쳐 최연소 준결승 진출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게다가 16강전에선 챔피언스 리그 우승 2회와 유로파리그 우승 2회(전신인 UEFA컵 포함) 에 빛나는 주제 무리뉴의 토트넘을 꺾었고, 8강전에선 유로파리그 우승 2회와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 2회의 시메오네를 꺾었다.

 

이미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들을 상대로 연달아 도장깨기에 성공한 나겔스만이다. 괜히 그가 천재 감독이라는 찬사를 전유럽으로부터 받는 게 아니다. 이제 그의 나이 만 33세 21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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