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Story

 

☆ 어려웠던 전반전 네이마르 혼자 활약

 

새벽 4시(한국시간) 잠든 눈을 비비고 깨어나 TV 앞에 앉아 경기준비 장면을 보면서 명승부를 기대했던 많은 축구팬들은 전반전의 경기 흐름이 매우 지루했음에 실망한 모습이 많았을 것이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두 팀의 경기라 공격에 치중한 게임으로 빠른 전개가 예상되며 치고받고 하는 장면을 기대했지만 막상 전반전에는 서로 조심하듯 점유율에 더 신경을 쓰는 공방전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지루했던 장면 속에 네이마르가 양팀에 불을 지르는 행동을 하게 된다.

 

바로 혼자 돌격. 아탈란타는 올 시즌 유럽 최고의 화력을 지닌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수비력 또한 절대 약하지 않다. 이 적진을 홀로 뛰어드는 이가 바로 PSG의 네이마르다.

 

무턱대고 혼자 공격해서 실패하면 그건 팀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행동으로 경기력에 절대 도움이 되질 않는다. 그렇지만 홀로 공격을 이끌어도 기대가 되는 선수. 바로 네이마르가 아탈란타 수비진을 거의 붕괴해 놓았다. 결정력이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는 아름다운 장면은 전반전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다.

 

 

 

 

 

 

 

 

 

◎ 승부를 뒤집는 데 걸린 시간은 149초

 

파리는 고전했다.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찾아온 기회는 놓쳤다. 프랑스 리그가 코로나 여파로 일찍 중단, 오랜 시간 실전을 뛰지 못한 게 악영향을 미쳤다. 파리가 지난달 말 컵 대회를 치르긴 했지만 경기를 계속 치르며 올라온 이탈리아 아탈란타 선수들의 컨디션에는 미치지 못했다.

 

악재가 많았다. 디마리아가 징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베라티, 쿠르자와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계약 만료된 카바니도 빠졌다. 음바페마저 3주전 다친 발목으로 선발에서 제외. 교체명단에 포함되었다. 음바페의 회복 자체가 기적이었다.

 

 

파리는 전반 고전했다. 겹친 악재로 전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전방의 이카르디와 사라비아의 부진이 심각했다. 아예 보이질 않았다. 사라비아(0)와 이카르디(1)가 후반 교체돼 나가기전까지 때린 슈팅은 합쳐서 1개였다. 네이마르가 분전했지만 혼자서 돌풍의 팀 아탈란타를 제압하긴 어려웠다.

 

그러다 파샬리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파리는 끌려갔다.파리가 흐름을 바꾸기 시작한 건 60분 사라비아 대신 음바페가 교체 투입되면서다. 음바페는 몇 주 전 발목이 돌아간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날았다. 음바페는 폭팔적인 속도와 침투 능력을 보여주었다.

 

예정보다 일찍 돌아와 부상 재발의 우려가 있었지만 음바페는 더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얼마 전 리옹전에서 부상에서 일찍 돌아와 교체 투입됐다 또 다시 다쳐 나간 디발라와는 달랐다.

 

 

 

 

 

 

 

 

 

 

 

◎ 기적적인 음바페의 회복

 

음바페가 흔들어주면서 네이마르의 파괴력도 살아났다. 음바페가 측면을 빠르고 넓게 돌파해 들어가면서 아탈란타의 3백 수비에 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드리블러인 네이마르에게는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드리블 칠 공간이 넓어졌다. 실제 네이마르는 이날 아탈란타전에서 16개의 드리블을 성공시켰다. 2008년4월 맨유를 상대했던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역대 챔스 한 경기 최다 드리블 성공 기록이다.

 

음바페와 네이마르가 합을 맞추면서 후반 분위기는 완전히 뒤집어졌다. 슈팅갯수가 전반 5-4, 후반 4-13 으로 뒤집어졌다. 후반 페이스는 파리의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과 흐름에서 극적인 역전 승부가 펼쳐졌다. 90분 추포 모팅의 연결을 받은 네이마르가 감각적인 오른발 트래핑 이후 왼발 패스로 마르키뉴스의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93분엔 네이마르가 뒷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던 음바페에게 전진 패스를 넣었고 음바페의 크로스를 추포모팅이 성공시키면서 믿기지 않는 추가시간 역전 승리를 이끌어냈다. 동점골과 역전골 사이의 시간은 불과 149초였다.

 

챔피언스리그 역사 전체를 통틀어 보더라도 손꼽힐 극적인 승부다. 연장전까지 간 경기를 제외하고 챔스 역사에서 90분 이후 승부가 뒤집어진 건 이번까지 4번밖에 없었다. 1999년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전, 2005년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전, 2013년 도르트문트와 말라가전에 이은 이번 승부까지다.

 

 

 

 

 

 

 

 

◎ 같은 네이마르 다른 네이마르

 

선수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면 음바페와 네이마르의 능력이 다시금 짗을 발한 경기다. 뒤져 잇던 상황에서 부진한 선수들을 과감히 빼고 공격적인 선수들로 대신 채워 넣은 투헬 감독의 판단도 평가 할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이날 경기의 메세지는 '팀' 이다.

 

네이마르는 이날 경기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었지만 전반과 후반의 내용과 결과는 딴판이었다. 네이마르가 이카르디, 사라비아와 함께 뛴 전반과 음바페, 추포모팅과 함께 뛴 후반은 내용과 결과 모두 달랐다. 같은 네이마르지만 어떠한 조합과 팀플레이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다른 네이마르가 됐던 거이다.

 

축구에서 개인이 잘하는 건 언제나 중요하고 의미 있지만 그 개개인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건 결국엔 조합과 팀이다. 천하의 메시도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다른 이유다. 위대한 선수는 있지만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업단 말의 진정한 의미다. 스타 선수들이 많은 파리에 특히 새길 말이다.

 

파리가 그간 챔피언스리그 8강이나 16강 문턱에서 주저앉을 때마다 나왔던 지적도 이 같았다. 개인보다 팀이다. 뭉쳐 싸우지 않는 팀은 강할 수 없다. 파리는 다가올 새벽에 열릴 라이프치히와 아틀레티고 마드리드전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한 번도 결승전에 진출한 적이 없는 파리로선 중대한 승부가 될텐데 승패의 핵심은 이번 아탈란타전처럼 개인보다 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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