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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르디올라는 페란 토레스를 어떻게 활용할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가 스페인 발렌시아 구단의 측면 공격수 페란 토레스를 영입 확정했다. 발렌시아 유스팀 출신으로 우측 측면 공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좌 우 가리지 않는다. 일대일 돌파에 강점을 보이며 타고난 스피드로 수비수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전에 같은 유형인 르로이 사네를 좌 우 가리지 않고 기용하여 측면 공격 위주의 전술을 펼친 바 있다.

 

르로이 사네 역시 왼쪽 측면이 주 포지션이지만 경기중 자주 좌 우 번갈아가며 뛰는 스타일이라 상대 풀백들은 항상 힘들어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르노이 사네와 비슷한 유형인 페란 토레스를 같은 방법으로 활용할까? 2020-21 시즌이 시작되면 모든 궁금증이 풀릴 것 같다.

 

 

 

 

 

 

◎ 페란 토레스는 맨시티 측면 공격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맨시티가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토레스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5년이고, 이적료는 일시불 2,100만 파운드(약327억원)에 더해 옵션 1,100만 파운드(약171억) 가 포함되어 있다.토레스는 맨시티 입단 소감에 대해 "모든 선수들이 공격적인 팀에서 뛰길 바라고 있다.

 

맨시티는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팀 중 하나이다. 펩 과르디올라는 내가 좋아하는 정말 개방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는 감독으로 선수들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검증되어 있다" 라고 밝히면서 "그의 밑에서 발전하는 게 내 꿈이다. 맨시티는 지난 10년 동안 많은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고, 난 이 성공을 이어나가는 데 있어 역활을 담당할 수 있길 희망한다" 라며 포부를 전했다. 

 

 

 

맨시티 단장 치키 베지르슈타인은 "우린 페란의 발전 과정을 면밀히 지켜봐왔고,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는 어리고 여전히 발전할 부분이 있다. 그는 우리가 찾고 있는 측면 공격수에게 필요로 하는 기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빠르고, 직선적이며,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하면서 "난 이 곳이 그가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장소라고 느낀다. 펩과 함께 그의 경기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 맨시티의 전술과 페란 토레스의 영입 이유는?

 

맨시티는 기본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 명 배치한 4-1-4-1 포메이션을 가동하고 있다. 더블 플레이메이커 체제를 통해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것. 지난 시즌 맨시티의 기본 공격진 구성은 위와 같았다. 최전방 원톱은 베테랑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주전이고, 가브리엘 제수스가 로테이션을 도는 형태다.

 

좌우 측면 공격은 라힘 스털링과 리야드 마레즈, 베르나르두 실바, 그리고 르로이 사네가 로테이션을 돈다. 두 명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라위너에 더해 맨시티가 유스에서부터 애지중지 키우는 필 포덴이 백업 역활을 담당하고 상황에 따라 베르나르두 실바가 중앙으로 이동하거나 수비형 미드필더 역활도 수행하는 일카이 권도간이 전진 배치된다.

 

하지만 맨시티는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전에 열린 리버풀과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선발 출전했던 사네가 경기 시작 13분만에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사실상 사네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맨시티는 2018-19 시즌 맹활약을 펼쳤던 베르나르두 실바가 시즌 내내 이전만 못한 모습을 보인 데다가 특히 시즌 후반부엔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포덴이 EPL 29라운드 부터 측면 공격수 역활을 담당해야 했다. 물론 맨시티가 EPL 우승을 놓친 데에는 수비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

 

핵심 수비수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장기 부상을 당하면서 15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수비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게다가 고질적인 약점인 왼쪽 픅면 수비는 여전히 고민거리였다. 그럼에도 측면 공격 역시 2018-19 시즌 대비 기복이 심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지난 시즌 10골10도움을 올렸던 사네가 이번 시즌엔 1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다는 것만 보더라도 분명 공백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가운데 맨시티는 사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베테랑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도 정든 팀과 이별을 선택했다.

 

이와 함께 포덴이나 베르나르두가 다비드 실바의 역활을 대신해야 한다. 당연히 측면 공격 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할 수 있겠다.

 

 

 

 

 

 

 

 

 

 

◎ 발렌시아가 애지중지 키웠던 유망주

 

페란 토레스는 발렌시아가 애지중지 키우던 측면 공격수로 만 17세였던 2017년 11월30일,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코파 델 레이를 통해 프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어서 2017년 12월 16일, 에이바르와의 경기를 통해 교체 출전하면서 프리메라리가 (이하 라리가) 데뷔전을 치뤘다.

 

이어서 2018년 2월 28일 아틀레틱 빌바오전에서 선발 출전하면서 2000년대생으로는 처음으로 라리가 선발 출전 이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이후 주로 교체 선수로 뛰면서 서서히 출전 시간을 늘려나간 그는 2019년1월19일, 셀타 비고와의 경기에서 라리가 데뷔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은 그가 발렌시아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첫 시즌이었다. 7라운드부터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잡은 그는 2019년11월5일, 릴과의 챔피언스리그 에서 골을 넣으며 구단 역대 최연소 챔피언스리그 득점자로 당당히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라리가 선수로는 2000년 이후 출생한 선수들 중 가장 먼저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넣은 것이다. 이에 더해 그는 2019년 11월23일 레알 베티스와의 경기에서 구단 역대 최연소 라리가 50경기라는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시즌 라리가 34경기에 출전해 4골5도움을 올리면서 공격포인트 9개를 적립했다. 골이나 도움 중 어느 한 부분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낸 건 아니지만 정교한 킥을 바탕으로 어린 나이 대비 준수한 공격포인트를 기록해준 것. 이는 2000년 이후 출생한 라리가 선수들 중 최다 공격포인트에 해당한다.

 

비단 나이를 떼어놓고 보더라도 그는 이번 시즌 발렌시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이는 세부 기록으로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발렌시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4회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켰다. 빅 찬스(6미터 이내 슈팅을 이끌어내는 패스를 동료에게 만들어주는) 는 9회로 팀 내 2번째로 많았다. 단순 찬스메이킹(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25회로 3위에 해당한다. 슈팅 횟수는 33회로 팀내 4위였다.

 

 

 

 

 

 

 

 

 

 

 

◎ 발렌시아의 에이스가 될 수 있었다

 

발렌시아는 시즌 초반부터 피터 림 구단주와의 마찰로 인해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이 경질되는 등 악재가 따랐다. 이로 인해 무려 3명의 감독 하에서 한 시즌을 보내야 했다. 당연히 전술적으로도 일관성이 없었을 뿐 아니라 팀 분위기도 그리 좋을 수 없었다. 이런 힘든 여건 속에서도 이강인과 함께 막내격에 해당하는 선수가 팀 공격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측면 공격수답게 바로 스피드에 있다. 특히 순간 가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에 해당한다. 그는 라리가에서 순간 속도가 가장 빠른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헤타페와의 23라운드에선 34.91km/h 로 라리가 선수들 중 해당 라운드 최고 순간 속도를 기록한 바 있다. 신체 조건도 184cm로 측면 공격수로서는 상당히 좋은 편에 해당한다.

 

 

게다가 그는 무엇보다도 좌우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다. 발렌시아에선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수 역활을 수행했으나 그는 오른발잡이로 원래 왼쪽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현대축구에선 측면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접으면서 직접 슈팅을 가져가는 경향이 있기에 반댓발 윙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단지 그가 양발에 모두 능한 편이기에 발렌시아에선 팀 사정에 따라 오른쪽 측면 공격수 역활을 주로 담당했던 것이다. 즉 맨시티에선 사네가 맡았던 것처럼 왼쪽 측면 공격수 역활을 수행 할 수도 있다.

 

이에 발렌시아 아카데미장인 호세 히메네스는 토레스에 대해 "그는 파워가 있고 빠르다. 게다가 발에 볼을 꾸준하게 달고 다닐 수 있으면서 제공권에도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그는 양발잡이기에 수비 입장에서 안으로 접고 들어갈 지 아니면 측면으로 빠질 지 예측이 어렵다. 그는 크로스를 할 수 있고, 직접 슈팅을 통해 마무리도 할 수 있다" 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아직 어린 나이다 보니 경기를 보는 시야 자체는 여전히 부족한 편에 속한다. 기복도 있다. 재능이 있는 선수이지만 아직까지 경력만 놓고 보면 기존 맨시티 측면 공격수들(스털링, 마레즈, 사네, 베르나르두 실바)이 영입됐을 시점과 비교하더라도 많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스털링과 사네가 현재 토레스와 같은 나이였을 때 맨시티에 입단했었는데 이들은 이미 이적했을 당시에도 각자의 리그를 대표하는 측면 공격수였다. 리버풀 소속이었던 스털링은 2014년 유럽 최고의 21세 이하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 보이를 수상했었고, 2013-14 시즌 EPL 9골5도움에 이어 2014-15 시즌 7골7도움을 올렸다.

 

샬케 소속이었던 사네 역시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가장 어린 나이에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에서 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고, 2015-16 시즌에 분데스리가에서 8골6도움을 올렸다. 토레스보다 동나이대에 공격포인트에서 앞섰을 뿐 아니라 개인 기량에서도 더 완성된 선수들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토레스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키울 필요성이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펩이 측면 공격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이다. 스털링은 펩의 지도를 통해 전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측면 공격수로 성장했고, 사네 역시 샬케 시절보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적립하면서 2017-18 시즌과 2018-19 시즌 연속으로 두 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토레스도 펩의 지도 하에서 한 단계 더 발전을 도모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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