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Story

 

 거스 히딩크. 그는 누구인가?

 

네덜란드 국적의 세계적인 축구 감독.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아 4강진출 업적을 이루어 낸 위대한 축구명장. 그 전 그 이후에도 세계적인 팀들의 감독을 차례차례 맡아 구단이 원하는 목표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업적을 이루어낸 감독이다.

 

선수시절 뛰어난 활약을 하진 않았지만 1981/82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PSV 에인트호번의 보조 코치를 시작으로 1987년에는 PSV 감독이 되었다. 1988년 팀 창단 이래 최초로 UEFA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과 유럽 축구 역사상 3번째의 트레블을 달성하며 팀을 AFC 아약스, 페에노르트와 함게 네덜란드 축구 리그의 3강의 위치에 올려놓았다. 1990년 터키의 페네르바체의 감독으로 잠시 재임하였고, 발렌시아의 감독을 끝으로 잠시 프로팀을 그만두게 된다.

 

이 후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1998년도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하고, 그 다음 대회인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역시 4강에 진출한다. 두 대회 연속으로 다른팀을 이끌고 4강에 진출한 감독은 히딩크가 유일하다. 그 외 많은 국가대표팀, 프로팀 등 히딩크를 필요로 하는 곳은 망설임없이 도맡아 모든 팀들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그는 중국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끝으로 현장을 물러나있다.

 

 

 

 

 

 

 

 

 박지성의 본보기

 

히딩크에게 한국선수의 이상적인 유럽 진출에 대해 물었더니 확실한 답이 나왔다. 바로 박지성 처럼 하라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 말의 요지는 이랬다. 단꼐를 밟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성은 J리그를 거쳐 네덜란드에 간 뒤 잉글랜드 맨유에 진출했다. 한 번에 간 게 아닌 점진적 진출이었다.

 

 

히딩크 감독이 박지성 사례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제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선수가 뛸 수 없다면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유명한 팀의 선수가 되는 건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남의 팀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포장지만 예쁘고 실속은 적은 선물 같은 거다.

 

선수에게 뛰는 건 가장 중요하고 절대적인 일이다. 박지성이 선택한 건 뛸 수 있는 팀으로의 단계적 진입이었다. 결과적으로 맨유라는 세계적 클럽에 입단한 더 없는 본보기의 박지성이었다.

 

 

 

 

 

 

 

 

 

 

 뛰지 못했던 이강인의 이적 요청

 

스페인 무대의 이강인이 소속팀에 이적 요청을 했다는 외신이 나왔다. 발렌시아 지역지인 수페르데포르테의 보도다.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계약 연장을 거부하고 이적을 추진 중이라는 내용이다. 발렌시아 지역지로 내부 소식에 밝을 순 있지만 은밀하게 추진되는 이적 시장의 특성상 이강인의 실제 이적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강인 선수가 발렌시아를 떠났으면 한다. 임대건 이적이건 떠났으면 한다. 이강인으로선 기다릴 만큼 기다린 게 아닌가 한다. 마르세리노 감독 때도 기다렸고, 셀라데스 감독 때도 기다렸다. 하지만 이강인 선수가 기다린 출전 기회는 좀처럼 자주 오지 않았다. 온전히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터 림 구단주의 강한 만류로 이적(혹은 임대)에 신중했지만 이젠 선텍의 시점이 온 것 같다.

 

 

 

 

 

 

 

 

 

 

이강인의 답답하고 느리게 가는 시계

 

지난 시즌 라리가에 데뷔한 이강인이 올 시즌 리그에서 뛴 시간은 모두 합쳐 320분이다. 90분 경기로 따지면 채 4경기가 되지 않는다. 2001년생 만19살 이란 나이를 아무리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적은 출전 시간이다. 같은 나이인 일본의 구보가 경기 출전을 위해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에서 마요르카로 임대돼 올시즌 31경기나 뛴 것과 비교하면 더 눈에 띄게 적은 이강인의 출전 시간이다. 구보의 올 시즌 라리가 출전 시간은 2016분이나 된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이강인과 구보의 평가는 현재와 반대였다. 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최고 선수로 활약한 이강인의 주가는 하늘을 찔렀다. FC도쿄에서 뛰다 레알 마드리드로 진출한 구보는 좋은 선수였지만 이강인에게는 아직 밀린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엇갈린 선택을 한 두 선수의 현재는 1년 전과 뒤집어졌다. 구보는 임대를 선택해 꾸준히 뛰면서 7개(3골4도움)나 되는 공격 포인트를 올렸고 이강인은 출전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시간을 보냈다. 결과적으로 이강인과 구보의 이적 시장 평가는 엇갈렸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이강인의 시장 가치 평가액이 구보를 크게 앞섰지만 현재는 구보의 우위로 돌아섰다. 이유는 하나다. 구보는 보여주었고 이강인은 보여주지 못했다. 정확히 하자면 이강인은 보여줄 기회 자체를 얻지 못했다.

 

 

만 19살은 어린 나이가 아니다

 

팀 이름값보다 선수의 실제 활약이 중요하다는 건 구보와 이강인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발렌시아는 9위고 마요르카는 강등권인 18위다. 팀 이름값만 보면 이강인이 위다. 하지만 이적 시장 평가는 팀이 아닌 선수의 실제 활약에 초점을 맞췄다. 히딩크 감독이 강조했던 부분이다. 중요한 건 포장지가 아닌 속의 실체다.

 

이강인 선수도 이 부분을 신중히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수페르 데포르테의 기사 본문 중에 '이강인이 팀에 이적 요청을 한 것은 규칙적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이 자신의 성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이란 내용이 나온다. 뛰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다는 건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일이다.

 

데뷔 시즌이야 그랬다 쳐도 올 시즌 통으로 기다렸으면 됐다. 나이가 어리다고도 하지만 요즘 축구에서 만 19살은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구보도 구보지만, 같은 해에 태어난 맨유의 메이슨 그린우드가 폭팔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발렌시아가 감독이 바뀌면서 새 시즌 선수단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도 이강인이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배경이다. 팀의 변화에 자신의 새로운 선택을 얹을 수 있다. 적지 않은 바이아웃 금액(8000만유로/1079억원) 때문에 이적이 어렵다면 임대를 추진하면 된다. 협상에 따라선 바이아웃의 조정도 가능하다.

 

 

중요한 건 선수의 강한 의지다. 어떤 방법을 찾던 이강인이 더 많이 뛸수 있는 곳으로 갔으면 한다. 그래서 U-20 월드컵 MVP의 재능을 입증해 보였으면 한다. 

 

히딩크 감독이 말했듯, 선수에게 뛸 수 있는 기회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다음 시즌엔 소속팀이 아닌, 오로지 선수 이강인의 활약을 지켜보고 싶은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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