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Story

 

진짜 뛸 수 있는 걸까? 조원희의 현역 선수 복귀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다들 들었던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장을 1년8개월이나 떠나 있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수원삼성 소속이던 조원희는 2018년 11월25일 경남전을 마지막으로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난 주말 수원FC의 김도균 감독을 만나 가장 먼저 묻고 싶었던 이야기가 조원희였다.

 

"당연히 조원희의 경기력을 보고 판단했다. 연습 경기 등 실전 테스트를 했는데 몸이 좋았다. 우리 팀에 충분히 뛸 수 있을 거라 판단하고 영입했다. 기대가 크다"

 

조원희는 국가대표로 36경기나 뛰었다.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했다. 중국과 일본 무대를 거치는 등 프로무대를 16년 누볐다. K리그1 승격을 노리는 수원FC로선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조원희의 경험적 자산이 커다란 보탬이 될 수 있다.

 

 

 

 

 

 

 

 

 

수원FC가 조원희의 경험적 자산만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수원FC는 부상 공백으로 조원희가 필요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 팀의 오른쪽 풀백 최종환이 다쳐 한 동안 뛸 수 없다. 이지훈만이 그 자리에 있다. 보강이 필요했고 조원희가 적임자라 판단했다"

 

 

김도균 감독은 조원희의 포지션까지 분명히 생각하고 있었다. 조원희는 미드필더와 풀백 모두 볼 수 있는데 김도균 감독의 구상은 오른쪽 풀백 조원희였다.

 

 

 

 

 

 

 

 

 

 

오른쪽 풀백.

수원FC와 플레잉코치로 계약한다고 해서 선수보단 코치 쪽에 무게를 두고 조원희의 현역 복귀를 바라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원희 본인도 선수로 뛰는 게 아니라면 현역복귀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통화를 나눈 시간도 팀 연습 경기를 소화하고 나온 직후였다. 코치로서도 수원을 도울 것이지만, 자신의 가장 우선 목표는 선수로서 팀에 최대한 공헌하는 것이라고 했다.

 

감독과 선수 모두가 선수 조원희에 방점을 찍고 있는 걸 보면 준비가 마무리 되는대로 선수 조원희의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참 대단한 일이다. 운동을 그냥 1,2년 쉬었다 다시 하는 것도 아니고 프로 선수를 2년 가까이 그만 두었다 다시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최고의 몸과 감각이 부딪치는 공간이 프로의 무대다. 그만큼 몸과 마음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결코 가능하지 않은 현역 복귀다.

 

 

 

 

 

 

 

 

좋은 선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폴 스콜스가 은퇴했다 돌아온 적이 있다. 스콜스는 2010-11 시즌 끝으로 맨유에서 은퇴한 뒤 코치 생활을 하다 7개월여 뒤 위기에 빠진 맨유에 힘을 보태기 위해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고 현역 선수로 복귀한 적이 있다. 이밖에도 간혹 현역 은퇴 뒤 복귀하는 사례가 있는데 그게 누구건, 어떤 상황이건 참으로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몸과 마음을 다 내려놓았다 다시 처음부터 끌어올려야 하는 일이다.

 

은퇴 뒤에도 이어진 철저한 프로의식과 관리 그에 따르는 노력과 절제, 고통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일들이다. 선수 조원희가 몇 경기를 뛸지, 어느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도전과 선례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아야 하는 이유다.

 

조원희가 "가야대, 가야대" 하며 연 길은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더 없이 좋은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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