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Story

 

시즌 종료를 앞둔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분주하다. 평소라면 시즌을 마치고 약간의 휴식이라도 취할법하지만,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의 여름은 여느 때와 같을 수 없다. 7월 26일 일제히 같은 시각에 열리는 최종전이 끝나고 나면 쉴새없이 새로운 시즌 (2020/21) 준비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2020/21 프리미어리그의 개막은 9월 21일이다. 당초 예정되어 있던 8월8일보다 6주 더 미뤄진 일정이다. 원래대로라면 올 시즌이 끝난 뒤 10주 뒤에야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바뀐 일정은 고작 6주의 간격 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줄어든 휴식기는 모두에게 큰 도전이다. 지난 한 달 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온 선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피로감을 안고 새로운 시즌을 대비해야 한다. 구단들 역시 예년과 달리 프리시즌을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마케팅의 기회도 대폭 줄어들었고 선수 영입을 위한 작업도 서둘러야 한다. 올 여름 이적 시장은 오는 10월5일에 끝난다. 얼핏 여유롭게 느껴지지만 시즌 개막을 풀 스쿼드로 맞이하길 원하는 팀에게는 오히려 촉박한 시간이다. 가급적이면 다음 시즌 개막까지 주어진 5~6주의 시간 동안 선수 영입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의 경우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 많다. 시즌 도중에 부임한 감독은 물려받은 선수들 외에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추가로 데려와 보수하길 원한다. 여러 이유로 재정적인 여유는 줄어들었고,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결과적으로 '낭패'를 본 상황이라 이번 여름엔 조심스러운 접근이 예상된다.

 

지난 1년 동안 토트넘의 스쿼드는 불균형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악화됐다. 팀을 떠난 트리피어(아틀레티코), 요렌테(나폴리), 에릭센(인터밀란)의 공백은 메워지지 않았고, 적잖은 돈을 투자해 데려온 선수들은 현재로선 실패작에 가까운 난조에 빠져있다. 은돔벨레(5500만파운드), 세세뇽(2500만파운드), 로 셀소(2700만파운드), 베르흐베인(2700만파운드) 이 네명의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에만 이적료로 1억3천만파운드(약2000억원) 이상을 퍼부었지만 이 중 아직 팀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는 아무도 없다.

 

 

 

 

 

 

 

게다가 올 시즌이 끝나면 베르통언도 떠날 예정이며, 대니 로즈와 워커-피터스 등 지금 임대를 떠난 스쿼드 멤버급 선수들도 팀 복귀보다는 이적이나 재임대로 내보낼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몇몇 선수의 이탈을 에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안그래도 얇은 스쿼드가 더 헐거워질 분위기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야심에 찬 선수라면 새로운 팀으로 떠날 기회를 마다할 리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팀의 에이스인 해리 케인이 코로나19로 인한 휴지기 중 이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24일 기자회견에서 '구단 측이 스타 선수들을 재정적인 이유로 매각할 필요는 없다' 며 안심시켜줬다고 말했지만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추진 중인 이적들 역시 기대에 미치치 못하거나 그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금 토트넘이 보강을 원하는 포지션은 크게 4가지로 알려졌다. 센터백 보강, 수비형미드필더 강화, 백업 스트라이커, 오른쪽 풀백이 주요 영입 포인트다.

 

현재 토트넘 스쿼드를 메인 포지션으로 나눠 정리한 이미지다. 나름대로 더블 스쿼드가 구축되어 있지만, TOP4를 목표로 하는 팀이라고 보기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요리스 주전에 가자니가를 백업으로 둔 골키퍼와 2선 공격 자원 정도가 그나마 경쟁력이 있을 뿐 백업이 부실한 스트라이커, 양쪽 풀백 라인업은 견고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문제는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인지한 포지션에 적절한 보강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돈은 돈대로 쓰고 마땅한 효과를 보지 못한 지난 1년간의 영입도 그렇지만, 현재 영입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들도 몸값이 높지 않은 선수들 대상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가장 영입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사우스햄턴의 중앙 미드필더 호이비에르다. 센터백 김민재 역시 토트넘이 여러 차례 영입 의사를 전한 대표적인 선수다.

 

하지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도 교섭 진행은 지지부진하다. 호이비에르의 경우 지난 겨울부터 꾸준히 영입설이 있었고, 그 사이 토트넘 이적설 기사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소속팀 재계약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또 선수 본인이 지속적으로 토트넘행에 의지를 보여준 모습을 통해 이적설이 이어진 선수다.

 

 

 

 

 

 

 

 

 

하지만 무난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던 호이비에르 영입은 최근 에버턴이 영입전에 가세하면서 경쟁이 붙었다. 선수가 토트넘행을 강력히 원하는만큼 결국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밍기적거리다 에버턴이 거액을 제시하는 바람에 더 많은 이적료를 지급할 수 도 있는 또는 영입에 실패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맞닥뜨리게 된 것은 안타까운 대목이다.

 

에버턴은 호이비에르가 토트넘을 원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소속팀 사우스햄턴에 2500만파운드(약370억원)의 이적료를 배팅했다. 사우스햄턴과의 계약이 1년 남은 호이비에르를 보다 저렴하게 데려가길 원했던 토트넘 입장에서는 에버턴이 얄미울지도 모르겠다.

 

 

가격 줄다리기를 통한 영입 지연은 김민재 이적건에서도 발휘되는 모양새다. 토트넘은 김민재의 소속팀 베이징에 영입 제안을 넣은 상태지만 베이징은 더 많은 액수를 기다리며 교섭 진행을 더디게 하고 있다. 레비 회장이 주도하는 토트넘의 이적 교섭 프로세스는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와 하킴 지예흐(아약스) 을 발빠르게 영입한 첼시와는 많이 달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토트넘은 요렌테가 떠난 뒤 메워지지 않고 있는 '백업 스트라이커' 슬롯과 워커-트리피어 의 연이은 이적 뒤 오리에가 최선인 라이트백 자리에도 적극적인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스트라이커의 경우 해리 케인이 부상 등으로 빠질 경우 손흥민이나 모우라 등이 그 자리를 대체했지만 전문 스트라이커 요원이 유스 출신 트로이 패럿 밖에 없고, 전문 라이트백도 오리에가 사실상 유일한 상황이다. 백업 스트라이커는 적절한 이적료에 잦은 벤치 신세를 감당할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고 라이트백은 맥스 애런스(노리치), 티모시 카스타뉴(아틀란타) 등이 물망에 올라있다.

 

무리뉴 감독은 24일 팰리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확정된 이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피하면서도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조용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잘 움직이고 있다" 고 답한 무리뉴 감독은 "구단에서 스타 선수들을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고 덧붙이기도 했다.

 

모든 팀들이 새 시즌을 위한 영입 작업에 골몰하고 있을 시기다. 다음 주 월요일에 개장하는 이적시장은 10월 5일에야 닫힌다. 토트넘은 지난 1년 동안 아쉬움이 컷던 이적시장에서의 미숙함을 개선할 수 있을까? 토트넘에서 떠날 선수, 남게 될 선수, 또 새롭게 오게 될 선수들은 누구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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