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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드업의 마무리 페넌트레이션(Penetration)

빌드업 과정을 거쳐 상대 위험지역 (패널티박스 근처)까지 도달하면 공격의 목적은 이제 '득점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 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슈팅을 해야 한다. 결국 상대 최종 수비를 톨파하여 피니쉬를 시도하기 위한 과정을 빌드업의 마지막 단계인 페넌트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페넌트레이션의 해석을 두고 의견이 좀 엇갈리긴 하지만 굳이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최종수비돌파' 라는 용어로 정의할 수 있겠다. 

 

이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양쪽 측면을 파고드는 정공법, 중앙지역의 콤비네이션 돌파, 페넌트레이션 과정을 생략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세가지 방법이 대표적이다. 양쪽 측면 돌파는 과거에도 지금도 가장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은 일반적인 공격 방법이다. 쉽게 말하자면 알면서도 잘 못막는다. 360도 전방위를 경계해야 하는 중앙지역과는 다르게 라인을 등지고 180도 정도를 시야에 두고 플레이하는 측면은 상대 수비수와 1:1 상황을 만들어내기 훨씬 더 용이하고 '사이드라인' 이라는 안전지대가 존재하고 있어 설령 일대일 돌파를 실패해도 스로인을 얻어내기 쉽다. 

 

 

또, 일대일 에서 우위를 점하여 측면 지역을 깊숙히 돌파하는 데 성공했을 경우에는 공격 기회를 보다 쉽게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측면 지역을 깊숙이 돌파하여 크로스를 올리게 되면 우리 팀 공격수는 앞을 바라보며 헤딩할 수 있는 방면 수비수는 몸을 뒤로 돌려서 볼을 처리해야 하는 어려운 입장에 놓이기 때문이다. 최소 코너킥을 얻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깊숙한 측면 돌파의 장점 중 하나다.

 

 

 

 

 

 

 

 

 

만약 상대 수비수의 순발력이나 민첩성이 떨어질 경우에는 볼 처리 과정에서 실수가 일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 예로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기술고문(2002년월드컵 감독) 형식으로 대표팀에 자문을 주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언은 유명한 일화로 남았다. 당시 거스 히딩크 전감독은 현 대표팀에 "스위스의 센터백들은 스피드와 민첩성이 뒤쳐지므로 뒤로 몸을 돌려 수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측면 지역을 깊숙히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리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조언을 했다. 당시 결과는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경기 후반 아쉽게 연속골을 내주고 졌지만 스위스 수비수들은 경기내내 한국팀의 측면 윙어에 고전했다. 히딩크의 조언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측면을 깊숙히 내어준다면 치명적인 크로스를 허용하거나 패널티박스까지 돌파를 허용하면 골을 내줄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측면 지역을 깊숙히 파고들지 않고 얕은 지점에서 크로스를 올릴 경우에는 각도 큰 커브형 크로스를 활용하여 최대한 위와 비슷한 공격전개 방법을 만들어내야한다. 이러한 유형의 크로스를 '얼리 크로스(Early Cross)' 라고 부르며, 데이비드 베컴의 전매 특허 기술이다. 롱패스가 정확한 미드필더들의 주요 무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측면 돌파는 상대 수비수의 뒷공간까지 들어가 크로스를 올리거나 컷백 기술을 이용해 자기팀의 동료에게 패스를 내어주는 전형적인 클래식 윙어들이 쓰는 방법이지만, 좀 더 현대축구로 돌아오면 어마어마한 방식의 공격 전개 방법이 있다. 바로 '인사이드 플레이어 돌파' 방법이다.

 

앞에서 언급한 측면 공격은 주로 왼쪽이면 왼발잡이 윙어, 오른쪽이면 오른발잡이 윙어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현대축구에서는 '반대발 윙어'라는 존재가 탄생했다. 대표적인 선수를 꼽자면 메호대전의 메시와 호날두 이다. 메시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 호날두는 왼쪽 측면 공격수 이다.

 

 

물론 둘의 공격 전개 방식은 무궁무진하다. 현존 최고의 선수들이다. 언급했던 클래식 윙어들이 주로 동료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였다면 이들의 반대발윙어들은 본인이 해결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측면이 아닌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를 하여 피니쉬를 하는 경우다. 점점 클래식 윙어가 사라지고 있는 현대축구에서는 '인사이드 플레이어'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상대의 수비 조직이 정밀하게 발달해 있는 현대축구에서는 단순한 측면 공격만으로는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최근의 페넌트레이션 과정에서 중요시 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중앙 지역에서의 컴비네이션 공격이다. 이러한 방식의 공격 방법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상대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의 지역에서 볼을 이어받아 다음 플레이로 연결하는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포스트플레이가 가능한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를 등지며 자신의 동료와 마주보며 플레이를 이어가며, 패스를 받아 프리한 상황의 동료에게 내어주는 플레이를 통해 수비수의 압박을 털어버릴 수 있다. 좁게 형성된 중앙 지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콤비플레이 중 하나이다. 이럴 경우 공격수가 공을 받아 돌아서면서 슈팅을 할 수 있고, 미드필더가 공격수에게서 패스를 마주받아 슈팅을 이어갈 수 있다.

 

 

어느 공격도 골키퍼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있다. 따라서 수비하는 팀은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간격을 타이트하게 유지함으로써 이러한 상대 움직임을 사전 봉쇄해야 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빠르게 이루어질 경우 상대의 공격방향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수비수에게도 유리한 상황이 전개 될 수 있다. 또한 거리를 두게 되므로 상대 미드필더들에게 슈팅을 허용하더라도 정확도에서 떨어질 확률도 가지고 있다.

 

결국 공격하는 팀은 상대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의 질서와 간격을 흐트러뜨려 사실상 하나로 뭉치게 하거나, 아니면 상대 두 라인 (수비수와 미드필더라인) 사이에서 공격의 기점으로 삼아버리면 보다 효과적으로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다. 

 

 

 

 

 

 

 

 

루카쿠의 포스트플레이

 

언급한 '포스트플레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상대 수비가 밀집된 상태로 강한 조직을 유지할 경우 이처럼 두라인 사이의 지역에서 볼을 이어받아 다음 플레이로 연결해나갈 쑤 있는 포스트플레이어의 존재는 팀에 전술적으로 적지 않은 메리트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보통 최전방 공격수의 포스트 플레이를 '공중볼을 헤딩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보다 정확한 정의는 '상대 수비수들을 등진 상태에서 볼을 키핑하는 플레이' 정도 되겠다.

 

최전방 공격수가 이를 높은 수준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월한 신체조건과 수준급의 발기술,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 능력이 골고루 필요하다. 동료들의 공간침투를 이끌어내고, 스스로 몸을 돌려 슈팅할 찬스를 만들기도 하고, 박스 내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밖으로 이끌어 내기도 하는 등 만능 공격수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통 공격수의 존재 유무는 팀의 승리에 있어 많은 영향을 차지한다.

 

 

 

빌드업의 마지막 단계인 페넌트레이션의 공격방법에 대해 몇가지 알아보았다. 하지만 공격 전술에 있어 감독의 절대적 참여는 오히려 팀에 독이 될 수 있다. "수비는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며, 공격은 창의성있게 해야 한다" 유명한 전술가 감독의 말이다. 공격에는 이처럼 하나의 분명한 목적을 유지한 채 일정 수준의 자유를 부여해 창의성을 발휘해야 효과적으로 공격을 할 수 있다. 뻔한 공격은 막기 쉬우니까 말이다.

 

과거에는 페넌트레이션의 과정에서 '전술'과 '약속'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선수들이 유기적인 위치변경을 가져가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즉흥적, 창의적인 공격을 펼치는 전술이 크게 유행하는 추세이다. 공격하는 팀이 정해진 부분전술을 바탕으로 쉬지 않고 포지션을 바꿔가며 공격할 경우, 상대 팀은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수비하기가 어려워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방어가 아닌 대인방어를 실시하는 수비수들에게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포지션체인지 플레이 만으로도 빈 공간을 만들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공무진하다.

 

 

빌드업의 단계는 이처럼 수비에서 미드필드를 거쳐 공격지역에까지 볼을 전달하는 과정이다. 3단계로 분류하여 나누어봤지만 때로는 이 과정을 무시한 정확한 롱패스 한번이 위협적일 때도 있다. 현대축구에 있어 빌드업이 아주 중요한 전술로 위치하고 있지만 이 빌드업은 축구의 기술 중 하나이지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 항목은 아니라는 말이다. 괴짜 감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천재전술가 비엘사(리즈유나이티드) 감독은 이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을 과감하게 없애고 축구하는 감독이다. 리즈유나이티드의 무패연승 기록을 살펴보길 추천한다.

 

현대축구의 빌드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축구의 이론은 배우면 배울 수록 심오해지지만 알고 나면 축구에 새로운 눈을 뜨는 것 같은 쾌감이 생긴다. 축구의 이론을 좀 더 공부하고 해외 축구를 즐기길 추천한다.

 

 

2020/08/28 - [축구 용어] 빌드업(Build Up)이 무엇인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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