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Story

현대축구의 가장 큰 특징을 말하자면 빌드업이다. 빌드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축구에서의 빌드업은 다른말로 공격의 전개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팀 수비수부터 공격수까지 전개하는 방법과 골키퍼에서 공격수까지 상대의 압박을 피해 원활하게 볼을 전달하는 과정을 빌드업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현대 축구에서 빌드업은 왜 필수라고 말할까? 본격적으로 빌드업이 장착되기 전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축구의 특징을 말하자면 뻥축구 혹은 선수 개인기에 의존한 솔로플레이 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축구계의 명장들이 세세한 전술을 쓰기 전 대부분의 축구팀들이 자신의 승리방정식을 이와 같은 플레이로 정의했다.

 

엄밀히 비교해서 말하자면 빌드업을 시행하는 요즘의 축구보다 뻥축구를 시전하던 예전의 축구팀간의 경기가 점수도 많이 나고, 좋아하는 선수의 개인기를 즐겨 볼 수도 있고, 특정 한두 선수의 콤비플레이에 열광을 많이 했다. 그러한 재미가 요즘의 빌드업을 만난 이후로는 더 이상 축구 경기에서 잘 볼 수 없게 되었다.

 

 

 

 

 

 

 

 

 

◎ 빌드업과 압박

 

빌드업과 압박은 서로 반대되는 용어이다. 빌드업을 자세히 말하자면 상대의 압박을 벗어나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이다. 압박은 상대가 빌드업을 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수비 방법이다. 이 두 용어가 현대축구의 경기 중 가장 많이 행동으로 나타난다.

 

수비 압박을 잘하는 팀은 상대의 빌드업을 막아 자신의 공격하는 순간을 많이 만들 것이고, 반대로 빌드업을 잘하는 팀은 상대의 압박을 수월하게 벗어나 자신의 팀이 공격하는 순간을 많이 만들어낸다. 축구는 결국 공격을 많이 해야하고 골을 많이 넣어야 이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 수비진영에서부터 빌드업

 

자신의 수비 진영에서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아낸 상황이다. 이 지역에서 볼을 걷어내지 않고 패스를 이어나가며 공격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팀의 공격 과정은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스타트를 끊게 된다. 물론, 상대가 빠르게 수비 대형을 갖추지 못할 경우에는 역습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역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패스를 이어나가며 지공 형태로 공격을 전개해야 한다. 지금 설명하는 빌드업이 바로 그러한 과정이다.

 

그러나 현대축구에서는 공격 과정만 플레이 지역에 따라 단계별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수비하는 팀 역시도 최후방 라인을 어느 지점에 형성하여 어느 지역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할 것인지를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격하는 팀의 빌드업 과정은 필연적으로 수비하는 팀의 전술적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자기 진영 깊숙한 지역에서 볼을 빼앗아낸 팀이 그곳에서부터 패스를 이어나가며 공격을 시작한다고 가정해보자. 수비하는 팀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앞선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압박을 시도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전체적인 대형을 뒤로 물려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만약 상대팀이 후자의 방식을 선택할 경우 자기 진영에서부터의 빌드업은 말 그대로 이동과정이나 다름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상대가 적극성을 갖고 앞선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해 오면 공격하는 팀은 자연스레 수비 지역에서부터 빌드업을 시작하게 된다. 결국 빌드업 과정도 상대 팀의 수비 전술에 따라 그 시작 지점이 달라질 수 있고, 이를 크게 분류하자면 '자기 진영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과 '미드필더 지역에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애기다. 

 

그렇다면 상대 팀의 적극적인 압박으로 인해 자기 진영에서부터 빌드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공격하는 팀이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과연 어떠한 것이 있을까? 아마도 짧은 패스를 연결하며 차근차근 팀을 전진시키는 방법, 아니면 미드필더를 생략하고 롱패스를 시도함으로써 단번에 전방으로 볼을 투입하는 방법, 그 밖에 개인 드리블 돌파로써 전진을 시도하는 방법 등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첫번째 방법을 활용할 경우에는 선수들 개개인의 기술적인 측면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수비 지역에서 볼을 빼앗기는 것은 곧 치명적인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 이 지역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차근차근 공격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강한 자신감과 안정된 기본기가 모두 높은 수준으로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진영의 수비 지역에서부터 볼 소유권을 유지하며 공격을 전개할 경우에는 상대 압박이 조금이라도 강하게 이루어진다 싶으면 롱패스도 적절히 섞어 쓰는 유연함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 ※ 상대의 강한 압박에 황급히 볼을 걷어내는 것과 능동적으로 롱패스를 시도하여 공격을 전개하는 것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2019/20시즌 맨체스터시티의 빌드업

수비진영에서부터 빌드업의 과정에는 포백 수비수들과 1~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이른 바 '기본 유닛'을 이루며 볼 소유권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활을 수행하게 된다. 이 부분은 당연하게도 팀을 구성하고 있는 선수들의 스타일 및 특성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수비수들의 테크닉이란 측면은 각 팀의 전술에 따라 반드시 '필수' 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수비수들이 기술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못한 팀들은 이러한 과정에서 당연히 롱패스를 더 빈도 높게 활용해야 한다. 그 대신 볼 소유권을 잃어버릴 확률도 높아지는 만큼 상대를 자주 압박하기 위해 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하게 될 것이다.

 

 

빌드업 과정에서는 위와 같은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전술적인 측면 또한 생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현대축구에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기 위한 원터치,투터치 패싱게임은 '볼을 갖고 있는 선수의 안정된 테크닉' 과 '볼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의 활발한 움직임' 이 동반될 때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구현되기 마련이지만, 여기에는 "빠르게 패스코스를 만들어낸다"는 전술적인 측면도 쉽게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2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 한국의 빌드업

해외 축구 팬들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한가지 말하자면 지나치게 중앙 미드필더들의 기술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빌드업 과정을 해석하려 한다는 점이다. 물론, 안정된 기본기를 갖춘 중앙 미드필더가 패싱게임의 중심축 역활을 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미드필더 지역과 다르게, 자기 진영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과정에서는 중앙 미드필더 뿐 아니라 최후방 수비수들도 '빌드업의 주역' 으로서 활약하게 된다. 그만큼 수비수들의 패싱력과 기본기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의미다. 흔히 말하는 발밑이 좋은 골키퍼의 존재는 빌드업의 완성을 위해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발 밑이 좋은 골키퍼를 보유한 빌드업

 

현대축구의 지도자들은 공통적으로 한가지에 집중하여 고민한다. "선수들이 처음 볼을 터치하는 순간에 곧바로 패스코스를 확보하게끔 만들 수 없을까? 그런 상황을 최대한 자주 만들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볼을 터치하는 선수에게 두 개 이상의 패스코스가 곧바로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빌드업의 완성이 된 팀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고민이 포메이션의 변화를 만들고 비대칭 포메이션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현대축구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바로 '트라이앵글의 연속성'이다.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3명 단위로 삼각형 모양을 계속 해서 형성해 나가며 짧은 패스를 연결한다면 바르셀로나 팀의 티키타카 전술이 완성 될 것이다.

 

'트라이앵글'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나가기에 용이한 포메이션은 4-3-3, 3-4-3, 4-3-2-1 등이다. 그러나 4명의 수비수와 4명의 미드필더가 나란히 1자형태로 포진하는 4-4-2 포메이션은 일반적으로 패스&무브 형태의 전술을 지향하므로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2020/08/28 - [축구 용어] 빌드업(Build Up)이 무엇인가 (1)

2020/08/28 - [축구 용어] 빌드업(Build Up)이 무엇인가 (2)

2020/08/28 - [축구 용어] 빌드업(Build Up)이 무엇인가 (3)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