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n Story

◇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빌드업

 

위험지역인 수비에서 벗어나 팀 전체를 상대 진영 쪽으로 무난히 전진시켰을 경우, 혹은 볼을 센터서클 부근에서 탈취하여 그곳에서부터 공격을 시작할 경우 빌드업 과정은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본격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이 지역에서는 상대가 전체적인 대형을 완전히 뒤로 물려 걸어 잠그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공격하는 팀은 상대의 압박을 뚫고 전진하는 빌드업 과정을 거쳐야만 상대 위험 지역까지 도달하여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도 당연히 기본이 되는 방법은 짧은 패스를 이어나가며 차근차근 공격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역습이 아닌 지공 에서는 '패스를 주고 받으며 볼 소유권을 유지하는 행위' 가 당연히 기본이 될 수밖에 없다.

 

단, 상대팀 역시도 지속적으로 압박을 시도해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말 그대로 '압박 vs 탈압박' 의 맞대결이 이루어진다.

 

 

 

 

 

 

 

 

중앙미드필더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공격하는 팀이 짧은 패스를 이어나가며 상대 위험지역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중앙 미드필더의 볼 키핑력, 패싱력, 판단력과 같은 요소가 중요해진다. 팀 전체의 중심축 역활을 하는 중앙 미드필더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반면 해당 미드필더의 스탯이 떨어질 경우 상대의 압박에 고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역습을 허용하기도 한다.

 

기술이 높은 미들필더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팀은 빠르게 공격의 템포를 올릴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상대가 압박의 자세를 취하기 전에 빠르게 적 진영을 통과할 스피드를 보유한 플레이어를 이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앙을 이용한 빌드업이 아닌 공격의 템포를 빠르게 올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여기에는 보통 측면 지역에서 볼을 빠르게 몰고 달릴 수 있는 윙어가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기본적으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선수들을 한 쪽으로 몰아놓고, 반대편 측면으로 공격의 방향을 빠르게 전환한 뒤, 다른 쪽 측면에 발생한 빈틈을 측면 날개의 빠른 드리블 돌파로써 공략하는 방법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축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창의적인 미드필더 + 빠른 윙어' 의 조합이기도 하다. 보다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맨체스터시티의 미드필더 데브라위너와 윙어 스털링의 플레이 형식을 보면 된다. 물론, 볼을 빠르게 몰고 달릴 수 있는 선수의 포지션이 반드시 측면 날개일 필요는 없다.

 

 

측면수비수인 풀백 혹은 윙백이 대부분 빠른 선수들로 구성된다. 이 측면 수비수들이 윙 포지션과 체인지를 통해 혹은 더블 윙을 구성해 상대의 측면을 돌파한다. 최근에는 상대가 빈틈을 노출하면 뛰어난 전진 돌파능력을 보유한 중앙미드필더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이처럼 개인 드리블 돌파에 의한 빌드업이 효과를 발휘 할 수 있는 이유는 상대팀의 압박수비가 철저한 볼 중심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 수비수들은 볼의 움직임에 맞춰 지속적으로 위치를 조정하고, 볼을 기준으로 한 움직임을 가져가며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중앙미드필더의 정확한 장거리 슛 Feat. 베컴

 

결국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드리블은 절대금지" 라는 사고방식은 현대축구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과도 같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들만이 적극적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해야겠지만, 이를 무조건적으로 금기시하는 것은 공격 전개의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치명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빠른 축구를 지향하지만 빠르게 축구를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위 와 같이 짧은 패스로 만들어가는 빌드업의 스피드를 높이기도 어렵고, 상대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견뎌나가며 공격을 전개할만한 기술적 수준도 부족한 팀들은 결국 롱패스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정확한 롱킥을 보유한 선수와 포스트 플레이어 유형의 공격수 조합이라면 중앙지역에서의 치열한 전투 없이 한 방에 상대 골키퍼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롱패스를 자신의 볼로 만들어 그것을 키핑하고, 더 나아가 동료 선수들이 위험지역으로 올라올만한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포스트 플레이어의 존재는 상대팀에 있어서 치명적일 수 있다. 대표적인 조합으로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의 슈퍼스타 '베컴+니스텔로이'를 볼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승리 방정식이라고 볼 수 있는 두 선수의 조합은 많은 축구팀들이 전술을 모방할 정도로 매력적이었지만 그 어느팀도 베컴과 니스텔로이의 플레이 조합에 비견되는 듀오를 만들지는 못했다. 베컴의 전매특허인 택배크로스와 니스텔로이의 포스트플레이는 당대 최고였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롱패스 전략은 쉽고, 간결하고, 상대의 압박을 피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언제나 확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은 베컴을 보유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해당사항이 없다. 아마 지금까지도 베컴의 롱패스 정확도는 견줄 수 있는 선수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생각한다. 

 

 

 

 

 

 

 

 

 

롱패스 플레이어와 포스트 플레이어의 조합

 

롱패스에 많은 비중을 두는 팀도 기본적으로는 숏패스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공격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선수 개개인의 기본기와 테크닉이 부족한 팀들은 지공에 의한 공격 빈도를 줄이는 대신 압박이나 역습을 활용하여 살아남는 법을 강구해야 한다. 최후방 라인을 끌어올려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이를 통해 평균적인 볼 탈취 지점을 높이는 방법은 기술적 수준이 부족한 팀들에겐 더 할 나위 없이 유용한 공격 수단이 된다.

 

압박을 통해 높은 지점에서 볼을 빼앗아내면 그만큼 빌드업 상황에서 이동해야 할 거리도 짧아질 수 있고, 패스를 주고받는 횟수도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로부터 압박을 덜 받으며 빠르고 간결하게 공격을 전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롱패스와는 별개로 1편에서 언급한 '트라이앵글의 연속성'을 수비지역에서부터 미드필드 지역까지 짧은 패스를 주고 받고 이어온다면 상대의 혼란을 야기시키면서 판단력을 늦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플레이는 선수들 개개인의 테크닉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뒷받침이 되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포메이션의 변형으로 인해 조금은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트라이앵글을 형성할 수 있는 이상적인 포메이션은 4-3-3, 4-3-2-1, 3-4-3 이다. 이 포메이션들의 특징은 기본자리에서 조금씩만 수비에서 벗어나면 우리팀 두명의 선수와 트라이앵글 형성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짧은 패스로 주고 받는 티키타카 전술이 좀 더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 

 

 

2020/08/28 - [축구 용어] 빌드업(Build Up)이 무엇인가 (1)

2020/08/28 - [축구 용어] 빌드업(Build Up)이 무엇인가 (2)

2020/08/28 - [축구 용어] 빌드업(Build Up)이 무엇인가 (3)

 

 

반응형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
loading